금요일에 시험 결과가 나왔다. 샘의 시험지 맨 위에는 숫자 하나가 빨간색으로 적혀 있었고, 그 주위로 동그라미가 쳐져 있었다.

샘은 그 숫자를 한참 바라보았다. 작은 숫자였다. 그런데 어쩐지, 거기 빨간 잉크로 적혀 있는 그 숫자는 수학보다 더 큰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듯했다.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. 이것이 네가 얼마나 똑똑한지다. 이것이 바로 너다. 주말 내내 그 숫자는 작은 잿빛 구름처럼 그를 따라다녔다.

토요일에 그는 아무것도 만들지 않았다. 일요일에는 그림도 그리지 않았다.

하지만 일요일 저녁, 할머니가 그에게 오래된 정원 대문을 고치는 일을 도와달라고 하셨다. 몇 년째 비뚤게 매달려 있던 바로 그 대문이었다. 아무도 고치지 못했다.

샘은 젖은 풀밭에 무릎을 꿇고 경첩을 이리저리 돌려 보았다. 곰곰이 생각한 뒤 다시 시도했다 — 그러자 대문이 부드럽고도 완벽한 찰칵 소리를 내며 닫혔다.

할머니는 손뼉을 치지 않았다. 그저 그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씀하셨다. "아직 아무도 재어 보지 못한 네 모습이 아주 많이 있단다." 샘은 빨간 숫자를 떠올렸다.

그 숫자가 그에게 말해 준 것은 어느 잿빛 아침의 작은 한 가지뿐이었다. 그 숫자는 대문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. 그의 머릿속에 있는 이야기들에 대해서도, 그가 어린 여동생을 웃게 만드는 방식에 대해서도, 아니면 아직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모든 것들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.

숫자는 시험이 어떻게 치러졌는지는 말해 줄 수 있다. 하지만 네가 누구인지는 결코 말해 줄 수 없다.

시도해 볼 신기함: 학교 시험에서는 한 번도 물어본 적 없는, 네가 할 수 있는 일 한 가지를 떠올려 보자. 그것도 중요하다.
(1장 "상처와 신기함"에서 — 빨간색으로 적힌 숫자)